<인문학 꼴레지오 2강. 류미례 감독의 "엄마","아이들">
-일시 : 2012년 9월 25일(화)
-장소 : 부산푸른바다생협 교육실
-주제 : 류미례 감독의 영화 '엄마','아이들'
류미례 감독의 영화 '엄마'와'아이'는 일상다큐다. 너무나 일상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줘서
보는 중간에 가끔은 내가 자리를 피해 있어야 하는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에 충분할 만큼
그러했다.
<영화 ‘엄마’>
아빠의 폭력에 참지 못해 자주 집을 나갔던 엄마.
그래서 언니 오빠로부터 보살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어린시절의 류미례 감독.
술취해 죽은 아빠를 보며 안도감을 내쉬었지만 한편으로 방치해서 며칠을 두었다는 죄책감.
이렇게 가족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각자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가진다.
노래만 나오면 몇 시간이고 춤을 추어야 하고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넘겨주지 않고
자식들이 연락하지 않는다고 한때는 술주정과 행패를 부리던 별나고 특이하기만 했던 엄마.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자식들에게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따뜻한 웃음을 낯선 아저씨에게는
보여주는 엄마....이 엄마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난감하고 못마땅하고 부끄럽게 여겼던 감독.
하지만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 보니 그간에 친정엄마의 행동은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 영화 ‘엄마‘를 만들며 이해하게 된다. 엄마의 인생은 어떠했으며
나는 엄마와 어떤 가져야 하고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지..
이 영화는 보는 이들에게 각자 자신의 과거속의 아픈 상처들을 하나씩 꺼내 되돌아보고 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나 뿐 아니라 보는 관객들을 하나둘씩 훌쩍 거리며 울게 만드는 것을 보면...
<영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는 사실로 류미례 감독은 아이를 키우면서 열등감을
가지게 된다.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해서 아이들에게도 사랑을 베풀 수 없다고 믿기도 했다.
아이를 보고자 하는 마음보다 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것은 모성애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아이를 보기 위해 10년간의 공부를 접는 인생의 모델 셋째 언니를 보며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하는지 그렇다면 그렇게 어려운 공부를 왜 했는지 하는 회의를 가져보기도 했다.
주변에 아이를 방치하면 자폐아 된다는 큰언니의 충고아닌 협박도 들어야 했고 가기 싫어하는
아이를 유치원에 떼어놓으면서 유아기때 1년을 잘못 키우면 나중에 10년 공을 들여야 바로
된다는 유치원 선생님의 말들에 온갖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큰 큰아이가 1학년이
돼서도 학교에 가기를 꺼리고 엄마가 데리러 가야만 할때는 모든게 자신의 잘못인가 싶어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시도와 고민 끝에 감독은 어떤 깨달음을 갖게 된다.
내 어린시절 받지 못한 사랑을 지금 내자식이라 생각하고 사랑을 줄 것이며 부모가 유전자를
주었다고 해서 아이들을 죽을때까지 관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너희들은 나와 다를 것이고, 너희의 인생은 너희의 인생’이라고. 덧붙여 출산이나 양육이라는 게
자신을 포기해야만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아니며 아이들의 양육은 이 사회가 함께 책임져 나가야
할 일이라고 말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다른 어떤 영화보다도 감동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가족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일말의 편집도 없이 그대로 보여준 현실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른 가족들에게 특히 여자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주고자 가리고 싶었을 가족사도..
숨기도 싶었을 집안문제까지 모두 공개해 감동을 준 감독에게 감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