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꼴레지오 1강. 두여자와 두냥이의 귀촌일기1>
-일시 : 2012년 9월 18일(화)
-장소 : 부산푸른바다생협 교육실
-주제 : 두 여자와 두 냥이의 귀촌일기(권경희)
귀농하는 사람은 딱 2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사회부적응자이거나.
저자 권경희씨는 두 가지 다 해당된다고 했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살았음에도 도시에서 사는 것이 힘들어 오게 되었다고 한다. 소박한 모습에서 행복해 하는 농촌생활을 느낄 수 있었고 부끄럼을 많이 타서 질의응답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아래 쓴글은 강의중 질의응답 내용으로 참누리생협의 김윤정님의 정리본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Q. 시골생활이 외롭지 않은가?
A. 사실 굉장히 외롭다. 운이 좋아 맘이 맞는 이웃들과 살고 있다.
Q. 귀농인지 귀촌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
A. 판매하는 농산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갈리는 것 같다.
책 낼 때 출판사측에서도 걱 정을 했던것 같다. 500평 정도니 나름 나는 귀농이라고 생각된다^^
Q. 현재 기르고 있는 작물과 현황은?
A. 처음 농사를 지을때는 내가 먹고 싶은것만 하겠다 생각했는데 현실적으로는 지형과 기후를 거스를수 없다. 농사짓기 쉽지 않은 땅이라 농사짓기 쉽지 않다. 황토땅이라 생강의 약성이 좋은 정도.처음 수확할 때 고추 딱 4개 땄다.
Q. 농부가 되기 위한 필수요건은?
A. 관찰. 도서관의 도감 찾아가면서 관찰했다.나와 비슷한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되지만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예전 그림 공부할 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이 생각이 니가 가장 먼저라는 교만을 버려라”
Q. 둘이 살아 좋은점은?
A. 혼자 살면 내가 잘못되었다는 의심을 할 기회가 적다.충돌로 인해 여러 가지를 배운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꼭 나의 스승이 있다. 두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점도 많지만 고마운 점이 더 많다. 작년에 결혼했다.여자 친구랑 살때랑 남자랑
살때랑 비교가 된다. 여자는 배려하는 마음이 많다. 알아서 한다. 남자는 끔찍하게 안한다.
정말 다른 존재더라. 더 많이 배우고 있다. 친구가 먼저 배신하고 결혼했다.
귀농 부부의 소개로. 친구랑 살 때 내가 남자의 역할을 했었다.친구는 살림 하고.
결혼하니 그 두가지를 다 하고 있더라. 남편과 유일하게 맞는게 식성이다.
Q.이웃들이 특이한 이력을 가진분이 많던데 농사일말고 같이 하는 일이 있는지?
A.서로 모여서 논다.
Q. 한달 생활비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A. 친구랑 살 때 처음엔 한달에 8만원 벌었다. 세금 내고 남았었다. 그런데 결혼하니까 나와 다른 존재가 소비를 많이 하더라. 나는 원래 돈 버는 것을 싫어한다. 돈을 안쓰는걸로 습관을 바꿨다. 잘자고 아프지도 않고...병원도 안갔다. 그런데 남편은 다른 존재이다. 나가는 걸 좋아한다. 그런 갈등이 있지만 차차 적응해가고 있다.
Q.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계기가 있었는지?
A. 위대한 화가를 보면 온갖 시련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그것 때문에 작품을 남겼다...가난하기 때문에 행복한거 같다. 가지면 가질수록 생활이 복잡해지고 나의 시간이 없고 나를 즐길 시간이 없어진다. 지금 정말 가진거 없다. 집도 없고 땅도 빌린땅, 통장에 잔고도 없다...하지만 재미있게 웃고 잘살고 있다. 내걸 가질려고 할때 문제가 생기는것 같다. 귀촌, 귀농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걸 보면 나만 잘살려고 하는데서 문제가 시작되는 것 같다. 음식을 갖다놓는 사람은 있을지언정 문을 열어놔도 무엇을 가져가는 사람은 없다. 진짜 가난해서 행복한것 같다.
Q. 결혼하신게 반전인것 같은데..아이는?
A. 아이가 생기면 낳겠죠. 무리해서 나을 생각은 없고.자연스럽게 고마운 선물이 주어지면 받고 아니면 그냥 즐겁게 살것이다. 도시에 살 때 아이 낳는것이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도 희망이 필요하니까.주변분들이 말씀하시길 아이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한다.
Q. 그림을 그리시는 분인데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귀농후 달라진 것이 있는지?
A. 귀촌 전에는 너무 힘이 들었다. 괴로움이 그림에 다 표현되었을 것이다. 예쁜데 무섭다는 사람이 많았다. 전시하면 벌거벗고 나와 앉아있는 분위기다. 그림으로 돈을 벌려면 부자들 집에 걸어놓기 좋은 그림 그려야 된다. 내가 그래야 되나하는 생각에 회의적이었다.귀촌 이후에는 내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림도 편안해졌다. 보는 사람도 이런 그림이면 갖고싶다는 말을 한다. 농사 짓느라 그림 그릴 시간이 많지는 않다. 진흙작품 가지고 놀고 있다. 그림 그리는 것은 그냥 노는 거다.
Q. 잡초죽을 맛있게 만드는 특별한 비법은?
A. 들어가야 하는것은 냉이...나물중에 냉이보다 맛있는게 없다..쓴맛 나는 것 좋아해서 민들레 좋아한다. 민들레 퍼트릴려고 안 뽑았더니 민들레가 엄청나다. 말려서 차도 마시고 효소, 장아찌도 담고...요새 새로 민들레가 난다.
Q. 농촌에 와서 건강상태는 어떤지?
A. 지금 5킬로가 늘었다.도시에 있을때는 힘쓰는 일을 안했다.농사지으면서 힘쓰면서 힘이 늘어났다. 근육량이 78%... 심지어 체지방이 부족해요.
Q. 현재 느끼는 농촌의 현실은 어떤지?
A. 농촌이라해서 찢어지는 가난은 별로 없다. 문제는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다. 그러기 시작하면 불행이 시작된다. 나이 많은 분들이 계속 많은 땅을 가지고 너무 열심히 일하신다. 이것이 끝이 없다. 이렇게 하지 않아도 굶어죽는 건 아닌데...자식들 위한다지만 도시에서 잘먹고 잘살고 있다. 그치만 내자식만 잘먹고 잘산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닐진데...내 재산 물려주는 것만으로 자식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닐진데...자기 농사 많이 지으면서 틈나는 시간에 품을 파신다. 기계처럼 일하고 병원에 가서 누워있다. 결국 돈 버는 곳은 시골 병원이다. 농협같은데서 농기계 사라고 부추긴다. 하지만 사는 순간 빚쟁이가 된다. 그리고 농사는 내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다.그러다 보니 점점 빚을 지고 힘들어진다. 농촌에서 그나마 잘 살수있다는 사람은 가축 키우는 사람이다. 하지만 환경오염 심각. 주위에 갈수 없을 정도로 냄새가 심하다. 농촌에서도 너무 도박같은 삶을 영위하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관심,애정이 충족되지 않을때 뭔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Q. 그곳 아이들 생활은 어떤가요?
A. 아이들이 행복해 보인다. 애들이 노는 소리를 들으면...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 감동이다. 나느 어릴때 돼지고기가 돼지에게서 온다는 걸 몰랐다. 심지어 어릴때 돼지 껍데기에 털이 있는걸 보고 이게 돼지야?하면서 놀란적이 있다.
Q. 남편분이 시골에서 뭐하시는지? 결혼생활은 어떤지?
A. 요가를 가르치는 사람이다. 살림도 하고...결혼이라는 게 더 좋은 일은 아니지만 더 의미있는 일이라고 누가 말하더라. 나는 자신이 참을성이 많은 사람인줄 알았는데 결혼후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Q. 귀촌이등 귀농이든 조언을 한다면?
A. 무작정 가서는 안되구요...먼저 가신 분들에게 자문을 구하고...지인이 있는 곳으로...도시에서 누리던 것을 다 누릴려면 살기가 어렵다. 없는만큼 참고 희생하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야야..세상은 혼자 사는게 아니라 더불어 사는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비가 범람해서 넘쳤다는거다...그것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서 막힌 것이다.
Q. 도시가 그리운 적 없나요? 친구나 친척이 다 도시에 있을텐데?
A. 제일 힘든건 친구 못보는거...하지만 도시에 있어도 친구를 자주 못본다. 지금도 일년에 몇 번은 본다. 가족은 내가 시골 사는걸 싫어하기 때문에 한번도 시골에 온적이 없다. 결혼식을 동네 잔치처럼 했다. 그때 딱 한 번 오셨는데 그때도 집에는 오시지 않았다. 시어머니도 오셔서 멀쩡한 아들이 시골에서 산다고 우셨다.
Q. 책을 쓴 계기는?
A. 일다에서 연재를 했었다.한달 8만원이 그 수입이었다. 친구는 만화전공이었는데 시골 사는걸 싫어했다. 얘가 도망갈까봐 바쁘게 만들기 위해 원고 던져주고 사는 기록을 남기고 책까지 내게 되었고 빚도 청산했다.
Q. 아이가 생긴다면?
A. 두려운 문제일수도 있는데...그것을 어떻게 극복해가느냐도 재미있을것 같다. 착하게 자랄거같고 몸도 튼튼할거고..그냥 그렇게 생각한다. 작년에 풀무학교 졸업한 젊은 부부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