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쿱 책이 있는 브런치 콘서트 "백권의 책으로 밥상을 차리다"
아이쿱 책이 있는 브런치 콘서트 "백권의 책으로 밥상을 차리다"
이 가을 , 조합원과 함께 책으로 차린 만찬을 공유하는 북콘서트가 11월 11일 동래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열렸다.
아이쿱 활동연합회 인문문화팀에서 부산권역 4개조합(남부산, 동래, 푸른바다, 해운대)과 함께 기존 저자초대가 아닌 아이쿱의 도서100권과 그 책을 읽은 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다.
엄마들이 아침시간 전쟁 치루듯 아이들을 보내고 지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도록 "브런치와 공연을 겸한 토크콘서트"라는 형식은 신선했다.
소극장 입구광장에서 펼쳐진 책왕책래
아이쿱 100권(2013,2014 선정)을 가져와 다른 책으로 교환해 가는 형식은 참 재미있는 기획이였다. 광장 바닥에 깔린 보자기 위로 여러 분야의 책들이 살포시 누워 새로운 독자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가을 햇살아래 새 주인을 기다리는 책과 조합원들의 어울림은 마치 광고의 한 장면처럼 멋스럽다.
브런치 꾸러미는 정성가득
4개 조합이 함께 준비한 브런치 꾸러미에는 알찬 샌드위치, 귤, 사과, 한모금, 떡이 들어있다. 진한 커피향의 드립커피는 최고의 인기코너였다.
밥 좀 먹자!! 빼빼로 데이가 가라~. 쌀 소비를 촉진하며 가래떡을 먹는 오늘은 11월11일은 농업인의 날!
서명에 동참하면 가래떡을 나누어 주었다. 가래떡은 먹고 또 먹어도 언제나 맛있다.
이제 고마가라 고리원전 1호기~ 노후된 원전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아이쿱부산 지역조합에서는 밀양 할매들 이야기와 송전탑 반대 시위를 담은 밀양 아리랑 사진작가 장영식 작가의 부스를 운영했다.
장영식 작가는 사진집에 저자서명도 하며 고요하고 무거운 알림의 역할을 했다.
본격적인 공연의 시작~ 어떤 맛들의 향년일까?
똑 부러지는 수려한 말솜씨의 국민사회자 최광기의 멘트로 공연의 막이 올렸다.
'오월열한시' 처럼 부드럽고 따스한 기타 솔로연주자의 예쁜선율의 한곡이 연주되었다. "딸랑 이제 식사가 시작됩니다" 라고 알리는 가벼운 종소리같은 연주였다.
흰색 상의를 맞춰 입은 13명의 아리따운 활동가들로 구성된 남부산생협 합창단이 무대에 섰다.
진지하게 부르는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부르다 썬글라스를 꺼내 율동과 함께 '당신은 나의 동반자'를 불러 반전공연으로 좌중을 들렀다 놨다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도서백권의 제목으로 만든시!
아이쿱 인문학 까페 '아이쿱 책을 먹다' 매니저 최진희(서울아이쿱생협)조합원이 만든 작품이다. 시낭독은 김미화 (포항생협)매니저가 오월열한시의 배경음악으로 낭독했다. 시하나에 아이쿱100권의 책의 제목이 고스란히 들어있어서 놀라웠다.
전체요리 '어린시절 골목길에 두고 온 우리마음 찾기'
이오덕의 시 한편이 소개됐다. 교실 안에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아이의 슬픈마음을 담은 시는 엄마들의 마음을 적셨다. 이어서 해운대 아이쿱 김명선 조합원의 딸이 쓴 시가 낭독 되었다.
현재 아이들의 동심을 통해 어떻게 엄마가 아이를 키워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였다. "너"를 위한 일이라지만 너가 아닌 "나"가 있는 것은 아닐까?
쌉싸름한 밥상
우리 사회의 교실현실을 엄마들의 고민을 담은 책 '엄마는 괴로워' 이매화(동래생협)조합원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만 성공이라는 단어 앞에서 엄마의 의지가 먼저 앞서게 된다. 자녀 이야기만 나와도 눈물이 왈칵 나오는 엄마라는 이름. 왜 모든 비난을 엄마들이 감수해야 할까?
우리시대 왕따 이야기를 담은 책 '우아한 거짓말' 김영숙(동래생협)조합원
책을 통해 우리는 힐링과 치유를 얻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명사에서 멈추지 않고 동사가 된다면 자기성숙과 주변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길 것이다.
위기의 밥상
김익중 교수의 '한국 탈핵'
간략하게 책의 핵심을 강렬한 영상으로 보여 주었다. 밀양 아리랑의 사진작가 장영식 작가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10년동안 밀양 송전탑에서 싸웠다는 밀양할매의 말이 가슴을 후빈다. "내가 누구땜에 이러고 있는 줄 아나? 바로 너거들 때문이다." 앞으로 이땅을 살아가야 할 우리를 위해 싸운다는 밀양할매에 말에 우리는 뭘 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때린다.
뜨거운 밥상
시사힙합 UMC "사람들을 착하게 만들어 놨더니" 냉소와 조롱의 일반화에 대한 풍자랩으로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실랄하게 비판했다. 서태지의 '크리스마스말로윈'과 묘하게 닮은 이곡은 지금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현 시대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꼭 들어보기를 권해본다.
4인4색 책이야기
4개생협 4인의 조합원들이 나와 이야기하는 4권의 책이야기이다.
해운대생협 김남영 조합원의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고급식당에서 나오는 별미요리라도 내 입맛에 안 맞으면 못 먹는 그런 불친절한 책이라는 소감과 함께 그렇다고 맛보지 않고 죽는다면 그 맛을 모를 것이라며 꼭 도전해서 읽기를 권해 봅니다."
남부산생협 김영화 조합원의 "울기엔 좀 애매한"
미대 입시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최규석씨의 만화.
존루스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관련지어 사회 불평등, 불균형 속에서 차등을 줄이지 않으면 불행해진다며 가진자와 부의 권력화를 꼬집고 있다.
동래생협 황휘정 조합원 "작은 집을 권하다"
소유를 다시 생각하게 하며 물건이 주는 잡념을 내려좋으면 자연 안에서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게 된다. 모두가 큰것을 향해 달려가는데 필자는 작은것의 소중함을 논하였다.
푸른바다생협 김남주 조합원 "공정무역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가?"
공정무역 1세대들의 이야기이다. "공정무역이 나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로 바꾸어 싶어요."라며 진지하면서도 가슴깊이 와 닿는 한마디로 감상평을 마무리했다.
이제 북 콘서트는 막바지로 향하고 있었다. 이제 마이크는 객석에 있는 관객들에게 주어졌다. 그동안 읽었던 아이쿱 100권에 대한 감상평을 한마디씩 남기며 아이쿱의 도서 100권이 우리에게 남긴 여운을 이야기했다.
행복한 밥상
책읽기가 힘든 요즘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읽기에 열중한 조합원들의 사진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내 마음은 황무지 같지만 한권의 책을 놓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영상은 잔잔한 웃음을 주었다.
마지막, 식사가 끝난 디저트.
여성 싱어송 라이터 3인방의 봄날같이 따스한 느낌의 연주와 노래로 콘서트장을 들뜨게 했다. 바이올린, 피아노, 기타의 어울림은 우리를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공연이 끝난 후, 오늘의 행사선물인 텀블러를 하나씩 받아들고 나왔다. 공연시간은 예정보다 더 많이 늦어졌지만, 아쉬워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소문난 밥상에 먹을 것 없더라'라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맛있는 공연이였다.
유명 호텔 레스토랑의 식사보다 지친 일상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 왔을때 온전히 "나"를 위해 차려진 소박한 집밥에 더 울컥하듯이. 오늘 북 콘서트는 조합원만을 위한 아이쿱의 밥상으로 세상 속에서 상처받고 나약해진 마음에 위로가 되는 따스함이 넘쳤다.
글_이화진(해운대iCOOP생협) 사진_김민진(푸른바다iCOOP생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