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학습회 후기
교육위 학습회 - 2014. 5.12(월) 10:30 5층 회의실
- 참여자 : 박수경, 이정민, 성은아
<엄마는 괴로워> 저자 이경아
교육위 정기회를 마치고 학습회의 일환으로 같이 책읽기를 했습니다.
요즈음의 교육환경이 살인적인 지경인 것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것이 누구의 탓인가라고 하면 딱 누구라고 말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책의 저자도 한사람의 학부모 입장에서 나름 교육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가임에도 해법을 찾기 힘든 현실에 대해 고민하면서 같은 처지의 엄마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교육시스템이 엄마들에게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아보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줄세우기 경쟁, 서열화된 학벌체계, 저성장속에서 불안한 고용과 불완전한 사회안전망등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엄마들과 아이들을 끊임없이 짓누르면서 현재를 담보로 무한질주를 하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무한질주가 반드시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은 무기력하게 좌절하고 엄마들은 한계를 절감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과연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한 번 쯤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만난 여러 엄마들은 엄마로 산다는 것의 여러 모습을 보여 줍니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엄마로서의 삶 외의 것들은 무가치하게 취급받고 직장과 양육을 병행하기 어려운 사회구조로 인해 개인의 성취나 능력을 포기하게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가사노동의 평가절하와 지나친 모성지상주의, 극단적인 자본주의와 가부장적 관습은 성숙한 사회 일원으로서의 한 사람이 아닌 엄마로서의 삶만을 강요하고 있고 이로써 자식의 성취가 곧 엄마로서의 성공으로 해석되는 불합리한 구조로 인해 엄마노릇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 개인으로서의 엄마가 전혀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 체제가 어떻게 개인의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봄으로써 엄마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떠밀지 말고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제대로 고민해보자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육현실이 이만큼 힘들어진 것이 엄마들 개개인의 욕심때문만은 아닙니다. 엄마나 아이 개인이 이 거대한 사회시스템을 감당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거나 죄책감을 가지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될 것입니다. 경쟁과 효율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교육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고 학부모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니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아니지만 그래도 이대로 눈과 귀를 막고 떠밀려가기에는 아이의 남은 미래가 너무 소중하지 않을까요? 생각보다 무거운 이야기여서 쉽지 않은 책읽기였고 주제도 광범위하긴 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하는지 생각케 하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