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내려놓다
푸른하늘, 눈부신 햇살, 계절의 여왕 5월은 우리에게 잔인하기만 합니다.
세월호에 탄 꽃같은 우리아이들이 눈에 어른거려, 어린이날도 어버이날도 감사하지도 못하는 현실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가정의달. 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세월호유가족의 눈물에 온 국민이 함께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날들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하는 5월8일 어버이날 아침, 자식 잃은 유가족의 마음을 하늘도 슬퍼하는지, 부산역에는 아침부터 부슬부슬 비가 내렸습니다.
역을 지나가던 많은 여행객, 시민, 학생들까지 분향소에 들러 진상촉구를 하는 서명을 하고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았습니다. 한손에는 하얀국화를 들고 고개를 숙이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와서 추모를 할때, 그 또래 학생들이라 더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부산역앞 시민분향소에는 부산지역 아이쿱4개생협, 풀뿌리단체, 학부모, 여성단체가 함께 모였습니다.
자식들에게 받은 빨간 카네이션을 차마 가슴에 달지 못하고, 세월호에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흰 국화속에 내려놓았습니다.
소중한 아이들을 잃고 슬퍼할 단원고 희생자학부모들과 아픔을 함께 하며, 남부산아이쿱생협 안소희이사장이 정부에 요구하는 성명서를 떨리는 목소리로 읽었습니다.
"우리를 위로해주고 지켜줄 정부는 어디있나요? 우리가 왜 노란 리본을 달고 이자리에 있어야 하나요?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아이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티비로 온 국민이 지켜보았습니다.
그때 온 국민이 거리로 나와서라도 아이들을 구해달라고 요구했어야 했는데, 지금도 후회가 듭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우리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껍니다.
온 국민에게 하는 말입니다..
가만있으라..
행동하지 마라..
착한 우리아이들은 가만있으라는 말에 죽음을 맞았습니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우리아이들이 또 다른 사고를 맞게 될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이상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을겁니다.
부모의 이름으로 거리로 나와 외치고 행동할 껍니다.
다시는 이런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그리고, 잊지 않을 겁니다."
부산역 광장에 모인 시민들도, 그들앞에 선 엄마들도 모두가 참담하고 끊어오르는 슬픔을 느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 남은 희생자수색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이번 사건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에 힘쓰며, 사고관련자 수사에도 의혹없이 낱낱이 밝혀야 합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요. 반복된 역사속에는 항상 국민이 주인이였고, 국민의 뜻에 반하는 지도자는 쫓겨났습니다.
모든 국민은 세월호사건을 잊지 말아야 하며, 저들은 우리가 잊혀지기만을 기다리지만,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며, 두눈 부릅뜨고 지켜 볼 것입니다.
취재_ 김민진<홍보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