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장수사진 찍어드리기
아직은 봄꽃이 화사한 봄날, 올해초 아이쿱생협 활동국에서 내건 조합원활동프로젝트에 13:1의 경쟁을 뚫고 영정사진찍기가 활동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사진동아리와 나눔위원회가 함께 소외된 어르신 영정 사진찍어드리기를 공모사업으로 낸 결과다.
먼저 사업을 진행하기전 이름부터 바꾸었다. 건강한 부모님 모습을 남기며 장수하시라고 장수사진이라고 이름붙였다. 1차로 푸른바다생협 당감점이 가까이 있는 용사촌이라는 곳을 대상으로 삼았다.
말그대로 6.25전쟁때 다친 상의용사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부산진구에서도 소외된 지역이며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계신다.
관할 주민센터인 부암3동주민센터에 영정(장수)사진을 찍어드리겠다고 요청했다. 너무 감사하며 선뜻 대상자들을 선발하겠다고 했다.
용사촌거주 생활보호 대상자가 1차 영정(장수)사진을 찍어 드리기로 했다. 오늘 모신 분들은 75세 이상의 고령이시다. 건강할 때 직접오셔서 영정사진을 찍어 놓으면 좋다고 한다. 갑자기 장례를 치르게 될때 찍어둔 사진이 없으면 자식들이 정말 곤란한다고 한다.
일찍부터 나눔위원들과 함께 부암3동주민센터로 향했다. 주민센터 2층에 강당에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나도 영정사진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사진동아리를 지도해주시는 김희철 사진작가께 과외를 조금 받았다.^^
모두들 일찍 모여 임시 스튜디오를 차렸다. 조명이 적절한 곳을 찾아 벽에는 배경천을 붙였다. 의자를 놓고, 사진찍고 기분좋게 가시라고 자연드림 간식도 꾸러미도 준비했다.
잠시후, 한분 두분 강당안으로 들어오신다. 평소 화장없이 다니시는 할머니들께 메이크업 풀서비스가 나갔다. 메이크업을 전문으로 하는 김혜영 나눔위원이 활동 중이고, 평소 미술을 가르치시는 김은정 진구조합원의 도움을 받았다. 두사람이 메이크업과 헤어드라이를 책임졌다.
신부화장처럼 곱게 화장한 할머니들은 차례로 준비해오신 한복도 꺼내 입으신다. 여자는 나이들어도 꾸미니까 확실히 다르다. 다들 참 고우셨다.
사진활영을 위해 의자에 앉으시고 자연스런 미소짓는 모습을 찍고자 보조해준 나눔위원들의 수고가 많았다. 어린아이 돌사진 찍듯이 어르신들 얼굴에 미소를 뛰우고자 연신 애교와 유머의 말을 던졌다.
비싼 조명장비가 없는 터에 준비해간 반사판도 들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여러컷을 찍고 어르신들께 보여드리고, 마음에 안들어 하시는것 같으며 다시 찍기를 여러번 했다.
우리가 열심히 하시는 모습을 이쁘게 보셨는지, 그냥 다 이쁘다고 말씀 해주셨다. 총 8분의 사진을 찍고 나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주민센터 공무원들도 감사해 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인화해서 액자로 만들어 전달하겠다는 약속을 드렸다.
촬영전, 3-4번의 회의를 거치고, 여러명의 활동가가 모여서 작업하다보니 작업이 생각보다 금세 끝났다.
하지만, 다른 어떤 활동보다도 직접 참가한 사람으로써, 작업한 후 느낌이 달랐다. 한사람의 일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장례식에 쓰이는 영정사진 이다. 밝고 건강한 미소를 남기고 떠난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의 얼굴을 담는 작업이다 보니 어깨도 무겁지만, 큰 의미가 담겨있는 활동이었다.
대단히 잘 찍은 사진은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 선의의 마음을 가지고 순수한 봉사활동으로써 여러사람이 참여한 작업이다 보니 단순히 사진관에 가서 찍은 영정사진과는 다를 것이다.
사진보정 후 완성된 액자를 주민센터에 전달하고 나니 받는 공무원의 감사의 미소와 함께 받으실 어르신들의 순수한 미소가 떠올라 좋은일 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2차례 더 영정(장수)사진 작업이 남았다. 남은 두차례 작업도 뜻깊은 작업이라 여기고 모두가 함께 즐겁게 활동할 예정이다.
글. 김민진(홍보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