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구지역 전 마을지기들의 공정여행 후기
북구 화명동에 있는 생협 사무국을 매달 1번씩 왔다갔다 했던, 전 마을지기들이 뭉쳤어요. 오랜만에 보는 얼굴도 있었고, 처음 뵌 분들도 있었죠.
말로만 듣던 공정여행을 부산에서도 한다니 기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생협활동 보람도 느꼈고요. 어디서 이렇게 불러주겠어요? 공정여행은 보통 해외로 가고, 그지역의 환경, 문화등을 파괴하거나 오염시키지 않고, 지역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여행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우리들의 공정여행은 어땠을까요?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저도 잘 모르는 곳을 간다고 하네요. 산복도로, 까치고개, 감천마을, 흰여울길등 .. 부산의 역사를 함께 한 곳을 둘러본다고 했어요.
부산역에서 만나서 미니버스를 타고 산복도로로 올랐습니다. 이바구길과 이바구공작소에서는 산복도로의 역사를 볼 수 있었어요.
공정여행 인솔자님께서 부산토박이이시고 정말 부산 곳곳의 지명풀이와 역사적인 사실들을 알려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도 덩달아 어릴적 이야기를 나누며 더 친해졌답니다. 너무나 수다를 떨어서 설명할 틈이 없으시다고 하시기까지 멈출줄 모르는 우리 조합원의 친화력은 최고였어요.
영도에 말이 많았다는 이야기, 초량이 중심지였다는 이야기(왜관이라는 지명 들어보셨나요?) 또한 그곳이 풀밭이었다는 이야기, 또 서울보다 먼저 식수원이 생겼다는 이야기(일본사람들이 지었다네요. 수원지요) 회동수원지랑 성지곡 수원지 밖에 몰랐는데 다른 곳들이 있었어요.
감천문화마을은 태극도라는 종교단체에서 들어왔는데 처음부터 골목을 연결하였고, 산위쪽은 집을 안지어서 지금의 경관을 가지게 되었다네요. 시간관계상 많이 돌아보지는 못했어요. 아이들 하교, 하원시간에 맞추어 돌아와야 했거든요.
마을에서 운영하는 밥집에서 밥도 먹었고, 커피도 마셨고요. 생협활동해서 좋은 선물을 받았다고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작았던 인연이 이런 하루를 만들어 주었네요.
영도에 있는 흰여울길은 마지막 코스였는데요. 이 곳은 '변호인' 촬영지라네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다녔더니 간만의 피로가 시원하게 풀렸습니다. 10시부터 시작된 나들이는 2시가 되어서야 끝났네요.
피난민의 거처로, 서민들의 보금자리로 부산의 역사를 함께한 골목들을 마주하다보니, 어릴적 뛰어놀던 골목길이 생각났습니다. 지금은 카페거리고 변했지만요.
오밀조밀한 지붕처럼 같이 붙어서 단체 사진도 찰칵! 친구가 되어 버린 좋은 날이네요.
봄꽃 향이 느껴지시나요?
어떤 일들이 또 생길지 생협활동이 점점 더 재미있어지네요.
전직 마을지기들은 이렇게 모여서 선배 활동가로서 즐겁게 도우미 활동을 하기로도 했답니다.
함께 있어서 제일 재미있고 행복했습니다.